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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20170111 진득한 눈물이 흐른다.

by 지금이순간mom 2017.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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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진득한 눈물이 흐른다.

늦은점심 시간에 지인들을 만나 인사동에서 파전과 동동주를 마셨다.

광장시장에 들려 2차를하고.

11시가 다되어 집에 도착해서 세수를 하고 내 방에 앉았다.

나도모르게 눈에 눈물이 가득차 진득하게 흘러 내렸다.

뚝뚝 떨어지지도 못하는 눈물이 안쓰러웠다.


자식에게 피해를 주는것 같아 미안해하는 부모님.

마음껏 해드리지 못해 미안해하는 자식들.

그리 부족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지만 서로간의 말못하는 감정 속에서 눈물이 쌓였나보다.

지금까지의 삶이 한번도 부끄럽고 후회스럽지 않았는데 문득 회사를 그만두지 말고 돈을 좀 더 모아 두었다면 달랐으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용기내어 내 일을 했더라면 달랐으려나.

병원비 항암제 비용에 속앓이하는 아빠의 모습.

선뜻 내어줄 돈이 없는 나.

내가 못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순간 서러워졌다.

그비싼 항암제를 먹고 겨우 버티는 엄마가 한달만에 찾아간 병원에서 담당의사는 냉랭했다.

약을 먹을 때 구토를 하느냐, 몸무게가 몇키로 빠졌냐? 약을 한달치 더 처방해주면 되냐?이게 다였다.

자신이 책임질 수 없어 그 어떤 필요이상의 말도 하지 않으려는걸 알지만 정말 단 한마디 쓸모있는 말이 없었다.

이러한 증세가 있을 수 있다. 미리 언급하거나 걱정하는 말도 없었다.


'대체 당신이라는 인간은 뭐하는거요.'묻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 의사 앞에서 작아지는 나와 아빠의 모습이 싫었다.

그래도 나보다는 전문가이니까 어쩔수없이 그 잘난 놈을 믿고 의지해야하는 상황이 싫었다.

그 잘난놈. 이렇게라도 놈이라고 불러야 서러움이 덜 하려나.

잘난놈아... 잘난놈아... 잘난놈아..

이.. 잘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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