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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한 국

어느 우울한 날

by 지금이순간mom 201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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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만 해도 세상의 모든 사물들에게 생명의 존귀함이 느껴지고 새롭게 보였는데 오늘아침은 왜이리도 마음과 몸이 묵직한지 모르겠다. 어제저녁 비빔밥에 라면까지 먹고자서 그런걸까...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마음이 익숙해질법도 한데 쉽게 그저 그러한 상태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저번주에 산 다육식물 녹비단은 3일만에 노란꽃을 피우며 설레임과 생명의신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길을 걷다가 알아차렸다. 비단 꽃을 피운 식물뿐일까...

 

 

아픈몸으로 반복되는 하루를 마지못해 이어간다고 힘든기색을 내비치는 엄마의 아침이 가장큰 선물인데 잠시 잊고 지냈다. 이렇게 생명의 고마움이 알아차려지고나서는 내 몸을 휘감는 바람이 더욱 세밀하게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 흐들거리는 나뭇잎들이 오늘을 사는것이 당연한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럴때 희유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나보다. 

 

 

오늘 우울한것은 잠시 지나가는 기분이겠지. 내가 할 수 있는것는 다만 걷는것이다. 끈임없이 발을 내 딛어 땅과 부딪혀 걷다 보면 반복되는 움직임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고 망상을 내려놓게 되겠지...

우울함을 털어 버릴 수 있는 방법은 사실 걷기 말고도 있다. 시럽이 잔뜩 들어간 커피를 마셔도되고 무단결근(?) 이건 성격상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방법이다.  음식으로 기분전환을 하는건 그순간에는 좋은데 가계부를 적을 때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서 나에게는 걷기가 제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있으면 안될 것 같고 방콕에서 살았던 기억이 떠오르며고, 언제까지 이런삶이 지속될지 알 수 없어 두려움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출근해서 이메일을 열어보니 와 있는 박노해 시인의 시

그대로 두라

일상을...결여를...상처를... 아... 뭉클하고 시큰거린다. 그래... 실은 나에게 결여이고 상처 였는데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그리고선 다른행동으로 잊어보려고만 했구나. 우선 받아들이자 나의 일상, 결여,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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